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3조7천억 이상… 바이오·AI 양강


2026년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으로 흘러든 뭉칫돈의 물길은 뚜렷했다. AI를 떠받치는 ‘반도체’와 신약을 빚는 ‘바이오’다.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3조7천억 이상… 바이오·AI 양강

먼저 밝혀둘 것이 있다. 이 집계는 와우테일이 보도한 대형 투자유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지면에 다루지 못한 라운드까지 더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그럼에도 와우테일이 전한 것만 추려도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는 3조7천억원을 넘어선다. 분야별로는 바이오·헬스케어가 약 1조5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AI·반도체·소프트웨어가 약 1조4천억원으로 근소하게 뒤를 이었다. 그 뒤를 로봇·모빌리티(약 3,900억원), 커머스·콘텐츠(약 2,100억원), 에너지·소재(약 1,400억원)가 채웠다. 각 회사가 무엇을 만드는지를 중심으로 상반기 성적표를 짚어봤다.

AI 반도체, 상반기 최대어를 배출하다

상반기 국내 최대어는 AI 반도체에서 나왔다. AI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리벨리온이 ‘국민성장펀드 1호’로 6,400억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4천억원의 대표 AI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 뒤이어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보스반도체가 870억원, 저전력 엣지 AI 반도체의 모빌린트가 포스코DX와 손잡으며 700억원을 확보했다. AI가 다룰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반도체를 만드는 디노티시아(900억원), AI 데이터센터에서 칩과 칩을 잇는 인터커넥트 기술로 국내 최초 엔비디아 투자를 받은 KAIST 교수 창업 기업 포인투테크놀로지(1,121억원)도 굵직한 라운드를 채웠다. 무선통신 반도체 유니컨(185억원)과 배터리관리(BMS) 반도체 아나배틱세미(150억원)도 이름을 올렸다.

LLM부터 AI 안전까지, 소프트웨어도 활황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개발하는 업스테이지는 1,800억원 규모 시리즈C로 유니콘에 등극했고(이와 별도로 SK네트웍스가 47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또 다른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 모티프테크놀로지스도 240억원을 유치했다.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초지능’ AI를 표방한 아스테로모프는 시드 단계에서 470억원을 모았다.

응용 분야도 다양했다. AI로 공장 자동화를 설계하는 로아이(130억원), 컨택센터용 대화형 AI를 만드는 페르소나AI(120억원)와 다이퀘스트(152억원), 문서·도면을 읽어내는 AI 한국딥러닝(120억원)과 서치독(30억원)이 대표적이다. AI가 오작동하지 않게 지키는 ‘AI 안전·신뢰성’ 영역에서도 투자가 몰렸다. AI 모델의 취약점을 진단하는 에임인텔리전스(100억원),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의 래브라도랩스(145억원), LLM 대화 품질을 분석하는 콕스웨이브(70억원), AI 에이전트의 런타임을 감시하는 티냅스(45억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AI 인프라 에이더엑스와 대학 시험을 채점하는 펜시브도 각 100억원을 유치했다.

바이오, 신약에 다시 자금이 몰렸다

바이오·헬스케어는 상반기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인 분야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강자 리가켐바이오가 국민성장펀드 바이오 1호로 5,000억원을 유치하며 분기 바이오 최대어에 올랐다. 항체 신약의 에이프릴바이오(3,468억원), RNA 간섭(RNAi) 기술로 로레알과도 협업하는 올릭스(1,100억원), 세포치료·위탁개발생산(CDMO)의 차바이오텍(1,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기술 스펙트럼도 넓었다. 인체 조직을 3D 프린팅하는 재생의료 기업 로킷헬스케어는 625억원을 유치한 뒤 중동 합작법인으로 300억원을 더 확보했고, AI로 단백질 구조를 설계해 신약을 찾는 갤럭스가 420억원, 혈관계 의료기기 전문기업 엔벤트릭이 345억원(프리IPO)을 받았다. 의료영상을 판독하는 AI 기업 루닛(300억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지놈앤컴퍼니(300억원), 손상 치아를 복원하는 미니쉬테크놀로지(300억원), 만성질환을 조기에 잡아내는 아크(200억원)도 있었다. 이 밖에 머스트바이오(350억원)·퍼스트바이오(317억원)·스파크바이오파마(315억원)·솔리비스(210억원)·코넥스트(150억원) 등 신약 개발사와, 미용 의료기기 이노서스(142억원), 치과기공 플랫폼 ‘덴트링크’의 이노바이드(120억원), 원료의약품 국산화에 나선 폴라리스AI파마(100억원), AI 스트레스 관리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트레스솔루션(42.5억원)이 자금을 모았다.

로봇·모빌리티·우주, 하드웨어의 반격

물리 세계를 다루는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저력을 보였다. 웨어러블 로봇에서 출발해 휴머노이드로 사업을 넓히는 위로보틱스가 950억원, 자율비행 국방 드론의 유비파이가 600억원을 유치했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피지컬 AI(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를 개발하는 리얼월드(RLWRLD)도 시드2 라운드에서 390억원을 모았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405억원)와 자율주행용 정밀 3D 지도를 만드는 모빌테크(130억원), 실내 물류 로봇 ‘나르고’의 트위니(204억원), 로봇 카페 등 서비스 로봇의 엑스와이지(130억원), 햄버거 조리 로봇 ‘알파그릴’의 에니아이(58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드론 배송·군집비행의 파블로항공도 110억원을 더했다. 우주에서는 유인 준궤도 발사체에 도전하는 우나스텔라가 335억원, 우주 인프라 딥테크 인터그래비티가 80억원을 확보했고, AR 글래스용 광학모듈을 만드는 레티널이 278억원,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플러그링크가 200억원을 유치했다.

커머스·콘텐츠, 소비 스타트업도 온기

소비·콘텐츠 영역에도 돈이 돌았다. 방문요양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케어 플랫폼 케어링이 400억원, 신선식품 이커머스 컬리가 네이버로부터 330억원(기업가치 2.8조원)을 받았다. 글로벌 아마존 브랜드를 인수·운영하는 부스터즈는 374억원, K뷰티 커머스 미미박스바이트랩도 자금을 모았다. 콘텐츠·마케팅 쪽에서는 소셜 마케팅 기업 더에스엠씨(200억원)와 인플루언서 데이터 분석의 피처링(153억원), 버추얼 걸그룹 ‘OWIS’를 만든 에이엠에이(69억원)가 눈길을 끌었다. 남성 패션 ‘애슬러’의 바인드, 두피케어 ‘리필드’의 콘스탄트, 자동차 리스·렌트 관리 ‘차즘’의 디자인앤프랙티스도 100억원 안팎을 유치했다.

에너지·소재·딥테크

기후·소재 분야에서는 태양광 발전소 운영 플랫폼 엔라이튼과 양자컴퓨팅·양자센싱 기업 SDT가 각 300억원, 정밀화학·신약 중간체의 아이티켐이 400억원을 유치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등에 쓰이는 MOF 소재를 개발하는 랩인큐브(147억원), 실시간 위치측위(RTLS) 기술의 피플앤드테크놀러지(150억원), 전자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그리니시스템(100억원)도 자금을 확보했다.

바이오·AI 양강, 그리고 하드웨어의 부상

상반기를 관통한 흐름은 ‘바이오와 AI의 양강 구도’다. 두 분야가 와우테일 보도 기준 투자유치의 약 8할을 차지했다. 특히 리벨리온·보스반도체·포인투테크놀로지 등 ‘AI 반도체’로 자금이 몰린 점, 그리고 신약에 다시 대형 라운드가 붙기 시작한 점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휴머노이드·피지컬 AI·자율주행 등 하드웨어와, 시니어케어·커머스 같은 소비 영역까지 온기가 번졌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수치는 와우테일이 전한 소식만 추린 것으로, 실제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이보다 더 많다.

같은 기간 해외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결산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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